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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직업 조선직업실록 [인문학을 하나님께] 영상도움 김성옥

영상도움 김성옥 작가 정명섭의 《조선직업실록》을 하나님께 드리며 ‘작은 일들이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조선직업실록》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당대의 여러 문헌 속에서 발견한 조선시대의 특이한 스물 한 개의 직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직업들은 조선시대의 생활상, 시대적 필요와 애환을 보여주면서, 오늘날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직업들은 세 가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나라의 필요에 의한 공무원 같은 직업들입니다. 대부분 목조건물이어서 화재에 취약했던 조선의 소방대 멸화군, 북쪽으로 전진하고 싶었던 조선 초기에 007같은 첩보원인 체탐인, 사우나를 운영하는 한증승, 시체를 묻는 매골승, 여형사 다모, 남자 대장금 숙수, 매잡는 공무원 시파치, 시신을 검시하던 오작인,... 둘째는, 특이한 ‘자영업’들이 있습니다. 선조 때 잠시 민간에서 신문을 발행했던 기인, 변호사 역할을 했던 외지부, 상인과 소비자를 이어준 이른바 삐끼의 원조인 여리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생계를 이어간 전기수, 재담꾼 등이 그들입니다. 세 번째, 생계를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던 사람들의 직업입니다. 대신 울어주는 곡비, 매를 대신 맞아주는 매품팔이, 과거시험에서 자리를 잡아주고, 글도 대신 써주는, 조선 후기 과거 시험의 타락상을 보여주는, 거벽과 사수 그리고 선접꾼. 양반들이 고용한 노비 사냥꾼 추노객 등이 그들입니다. 산을 이루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 비탈길입니다. 조선은, 아니 한 나라는 왕과 재상들과 장군들의 나라가 아니라, 이름모를 백성들이 각자의 일들을 신실하게 수행했기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작은 그림들이 만드는 큰 그림인 카드섹션을 보십시오. 작은 그림 하나하나는 초라하거나, 때론 의미 없어 보이는 낙서같습니다. 그러나 작은 한 장 한 장이 자리를 비우면, 큰 그림은 이그러집니다. 우리 모두는 작은 그림으로 태어났고, 작은 그림으로 세상의 큰 아름다움에 기여합니다. 그리하여 작은 것은 작지 않습니다.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크고, 작은 것에는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무한이 들어 있습니다. 직업은 생계의 수단이자, 자기 완성의 길이며, 동시에 이웃을 섬기는 일입니다. 죄를 짓게 하는 악한 직업이 아닌 한, 모든 직업은 하나님이 주신 거룩한 소명입니다. 그러기에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가슴과 마음과 영혼을 담아야 합니다. 아니 더 나아가, 주께 하듯 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골로새서 3장 23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골3:23) 풀피리를 가지고도 주님이 지으신 광대한 우주를 연주할 수 있고， 몽당연필로도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습니다. 연암 박지원은 그의 소설 《예덕선생전》에서 “덕이 있는 선생”이라는 의미의 ‘예덕 선생’이라고 칭송을 한, 직업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로 ‘똥 장수’라고 일컬어지던 분뇨처리업자입니다. 연암은 더러움 속에서 묵묵히 신실하게 자신을 일을 하던 분뇨처리업자를 속세의 은자라고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작은 일들이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 작은 일을 주께하듯 신실하게 행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의 진정한 영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