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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짓밟혀도 꼿꼿이 되살아나는🌙책 읽을 때・공부를 위한 조용한 재즈와 봄 ASMR

00:00 인트로 00:30 음악과 함께 듣기 1:00:00 음악 없이 듣기 집을 떠나 도시에 산 지 9년째 되던 봄의 일이다. 나는 마천루의 야경을 등진 채 헤네시 파라디를 홀짝이고 있었고, 동료 직원들의 대화가 한창 무르익어 가는 참이었다. 클러치백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진동 소리를 듣자마자 미간이 좁아졌다. 그 시간에 내게 연락할 사람은 두 부류였기 때문이다. 거래처, 혹은 전 남자친구. 둘 중 어느것도 원하지 않았다. 술잔을 다 비우고 나서야 연락을 확인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나는 9년만에 옛집으로 향하는 새벽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다. 장례는 적당한 북적임 속에서, 위로와 흐느낌이 오가는 가운데 비교적 조용히 치러졌다. 그동안 나는 언니 두 명과 살가운 관계인 척,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친밀한 딸인 척 역할극을 했다. 장례가 끝난지 이틀째 되던 날 아침이 되자 엄마가 나를 비난했다. 첫째 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막 떠난 직후였다. "너는 왜 너밖에 모르니?" 엄마의 눈엔 핏발이 서 있었다. "내가 혼자서 병든 아버질 건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 모르겠지, 모르고말고. 안다면 네가 내게 이럴 순 없을 테니." 나는 마시던 커피를 싱크대에 부어 버렸다. 그리고 방으로 가서 간단히 짐을 싼 후,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가장 빠른 비행기편은 저녁 8시 20분이었다. 모바일 뱅킹으로 엄마에게 1만불을 입금하자 비명인지 고함인지 모를 큰 소리가 들렸다. 나는 뒷문으로 도망쳐 나갔다. 그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뒤뜰은 변한 게 없었다. 어린 참나무 몇 그루가 더 자란 게 다였다. 나로선 이름도 알지 못하는 키 높은 들꽃들이 무성히 자라난 무질서의 정원. 나는 이것이 아빠의 고집이란 걸 잘 알았다. '사람은 말이다, 자연스럽게 살다 가야 하는 법이다. 꽃도 나무도 바람이 심어다 놓은 것들이 좋단다.' 때마침 바람이 불어지났다. 향도 꿀도 없는 들꽃들이 이리저리 부는 바람에 뒤엉켜 나부꼈다. 나는 한동안 뜰을 거닐었다.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슬리퍼에 짓밟혀도 이내 꼿꼿이 되살아나는 들꽃들을 척척 밟으면서. 열두 살의 봄날에 시퍼런 멍을 문지르며 내내 맴돌았듯이. * * :) * * *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위 글은 별도의 원작이 없는 순수 창작글이며 무단 배포/복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낮잠 채널 멤버십되기!    / @nzambience   🌙 영상 소재 추천하러 가기    • [영상 소재 추천하는 곳]🌙나비잠 전용 연구소 /공부할 때 듣는 a...   🌙 피드백/비즈니스: [email protected] 🌙 인스타그램 @natzamzzzz 🌙 채널 내 영상의 재사용은 불가하며, 　 악플 또는 배려 없는 댓글은 무통보 삭제됩니다. 🌙 낮잠 채널에서는 원저작물에 새로운 창작성을 가한 2차 창작물의 경우, 라이센스를 해소한 음원과 영상을 통해 변형·각색하여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정 이용'의 범위에 속하며 저작권법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낮잠ASMR #봄ASMR #공부ASM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