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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리

햇살 머문 정자 위 사이사이 불어온 바람 고요히 둘러앉은 우리 손끝엔 따뜻한 나눔 장독대 옆 이야기처럼 익숙하고 정다운 말들 한 젓가락에 웃음 피어나 시간도 잠시 쉬어 가네 여기, 우리만의 시간 말없이도 전해지는 마음 된장국 향기 속에 스며든 젊은 날의 추억 같은 오후 손잡고 웃던 그 순간 세월도 잠깐 멈춘 듯이 정자 위에 번지는 사랑 이토록 평온한 하루 신문지 깔고 앉은 정성 밥 위엔 고기, 검은콩 입에 머금은 그 맛보다 더 진한 건 그대의 온기 그림자 드리운 처마 아래 이름 모를 새가 지저귀고 우린 그 소리마저 반찬 삼아 추억을 천천히 씹었죠 여기, 우리만의 시간 젓가락 끝에서 피어난 정 웃음과 함께 흘러가는 서로를 위로한 그 오후 저마다 가슴에 안은 말 한 모금 차처럼 깊어지고 정자 위에 남은 향기 이토록 아름다운 하루 비워진 그릇만큼 채워진 마음 하나 다시 돌아갈 수 없어도 이 풍경은 잊히지 않아요 여기, 정자 위의 시간 조용히 내게 속삭이네 그대와 나눈 한 끼 식사 인생에서 가장 고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