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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 - 「영아 유기」 - 해바라기 가득한 들판에서 아이를 주웠다. 그것도 여자 아이를 │6분 안에 듣는 고전문학 [6분 클래식]

모옌, 「영아 유기」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모옌은 1955년 산둥성의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유년기부터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받으면서 학교에서 제적당하고 노동자로 일하다가 군에 입대하는 등 매우 역동적인 삶을 살아갔습니다. 198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소설 창작에 매진했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이 됩니다. 1986년 작 「붉은 수수」가 장이머우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고 이 작품이 1988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알리게 되는데요. 이후 꾸준히 문제적인 작품들을 발표하며 이력을 쌓아간 끝에 2012년 중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모옌은 단편, 중편, 장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써내는 한편 산문이나 희곡, 극본 등 소설 이외의 장르에서도 매우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해왔습니다. 작품 초기에는 중단편소설에 매진했었는데 오늘 소개해 드린 「영아 유기」는 그가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1987년경에 발표된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소설 집필을 위해 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온 주인공이 해바라기가 가득한 들판에서 갓 태어난 여자아이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이 시행되고 남아 선호 사상이 극심했던 당시에 아이를 안고 집으로 향하는 일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생명력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피를 돌게’ 만들고 그는 아이를 어떻게든 살게 하려 백방으로 다녀보지만 현실의 벽에 계속해서 가로막히고 맙니다. 작가 모옌은 1980년대 중국의 농촌사회가 당면해야 했던 여러 문제 중 인구를 통제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출산을 제한했던 산아 제한 정책을 비판적으로 그려내면서 더욱 문제적인 것이 “고향 사람들의 머릿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소 열 마리가 끌어도 절대 돌아서지 않을 사상”, 즉 남아 선호 사상임을 보여줍니다. 소설 속 버려진 아이가 남자아이였다면 누구라도 나서서 키웠을 것이고, 애초에 버려질 일도 없었다고 여겨질 만큼 이러한 인식은 극심했는데요. 잘 알려져 있듯 우리나라 역시 그 정도나 양상은 조금 다를지라도 이것은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이기도 했습니다. 모옌은 이를 통해 인간이란 혹은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소설 속에 묘사되는 온갖 동식물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존재하면서 징그러울 정도의 생명력을 드러내는데요.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아이 문제 때문에 관청을 찾았다가 개에게 물리는 장면에서 피가 흐르도록 심한 상처가 났지만 오히려 어떤 살아있음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모습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작가는 영아를 살해했던 풍습과 비가 조금만 내려도 바로 무너질 굴을 파고 있는 개미들을 함께 보여주면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당대의 현실을 통해 사유하고 있습니다. 모옌(莫言)은 ‘글로만 쓸 뿐 말로 하지 않는다’라는 뜻의 필명입니다. 중국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고도 탁월하게 형상화하는 작가의 소설은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아직 작품을 접해 보지 못하셨다면 이 기회에 읽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낭독 및 내레이션 │김성현, 장윤실 배우 평론 │노태훈 문학평론가 일러스트레이터 │이나헌 작가 「영아 유기」를 교보문고에서⬇ https://bit.ly/3nO4w9l #6분클래식 #고전문학 #모옌 #영아유기 #중국소설 #노벨문학상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