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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악회] 이문희 - Imaginäras Panorama for Piano, Violin and Violoncello

창악회 동방기원 한국-대만 교류 현대음악제 2019년 5월8일 8:00pm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창악회] 이문희 - Imaginäras Panorama for Piano, Violin and Violoncello Vn. 강민정 Vc. 주윤아 Pf. 윤혜성 Cond. 정헌 ...나는 길 위를 걷고 있다. 깊은 물속으로 빠지게 된다. 헤엄을 치며 배회하던 중 물속에서 문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열어보니 낯선 공간이 펼쳐진다. 켜졌다 꺼졌다가 반복하는 전등 불빛들이 하나 둘 이어지며 기나긴 복도 하나가 나온다. 천장에서 조금씩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 눈앞에 있는 문을 열어보니 다시 길이다. 하늘에서는 억수같이 비가 쏟아진다. 비를 피할 곳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중에 막 떠나려고 조금씩 움직이는 열차를 발견하고는 급히 올라탄다. 열차가 터널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는 갑자기 열차가 아닌 도로 위에 서 있다. 어디에선가 차들이 나를 향해 돌진해온다. 나는 황급하게 차들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닌다. 차에 부딪히면서 동시에 그 차 안에 타게 된다. 그렇게 차를 타고 계속 가다보니 처음 걷던 길이 다시 나온다. 나는 차에서 내려 다시 길 위를 걷고 있다. 또 다시 물속으로 빠지게 될지, 억수같이 비를 피해 열차를 타게 될지, 전혀 예상치 못한 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될 지도 모른 채 길 위를 걷고 있다...이 엉뚱하고도 앞 뒤 연관성 없는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이야기는 내가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평범한 상황들에 나의 상상이 더해져 만들어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영화광(映畫狂)이라 그런지 이러한 상상들을 쉽게, 또 자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상상의 단편들은 마치 내가 핸드카메라로 영화를 찍듯이 하나의 흐름 속에 전개시켜 보았고, 이 작품의 시작이 되었다. 형식적으로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음악적 장면들로 구성되어 지는데, 각각의 장면들은 부분적으로 뒤섞이거나 이어지거나 혹은 독립적으로 나타나지거나 다른 장면으로 변형되면서 연결되어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여러 가지 영상편집기법들을 음악적으로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열린 2017 Franz Schubert and Music of Modernity 국제작곡콩쿠르 특별상에 선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