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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 선생님 (1970)

노래 이야기 전라남도 영광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장차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던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고왔고, 당시 유행하던 가요들을 부르면 나이 답지 않은 성숙한 감성과 애수 어린 정취가 느껴졌죠.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여학생은 가수가 되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고, 지구레코드사를 찾아갔는데요. 가수로서의 재능을 알아본 작곡가 ‘김부해’ 선생님은 그녀의 본명인 ‘조미자’라는 이름이 그 당대 최고의 인기가수였던 ‘이미자’선배님과 똑같았기 때문에, ‘미자’ 대신 ‘미미’로 바꾸어주었습니다. 그 소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적인 가수 ‘조미미’ 선배님입니다. 조미미 선배님은 1965년. 민요 콩쿨이었던 ‘가요백일장’에서 입상을 하면서 가요관계자들에게 발탁되었는데요. 그때 함께 입상한 가수가 바로 김부자 선배님과 김세레나 선배님이었습니다. 데뷔 동기였던 세 사람은 모두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첫 앨범을 발표하면서 가요계에 데뷔했는데요. 출발선은 같았지만? 세 가수의 인기는 제각각 달랐습니다. 셋 중에서 김세레나 선배님이 가장 먼저 대중들의 인기를 크게 얻었고요. 이어서 김부자 선배님, 그리고 그 다음이 조미미 선배님이었거든요. "떠나온 목포항"으로 데뷔하고, 1969년 ‘서산갯마을’이라는 노래로 인기를 모으면서 이후 5년 동안 50곡의 노래를 발표하며 사랑받은 조미미 선배님이었지만, 김세레나 선배님과 김부자 선배님의 인기에는 못 미쳤고요. 극장, 방송국 등의 출연료를 따져봐도 같이 데뷔했던 김세레나 선배님과 김부자 선배님보다 등급이 낮은 가수로 저평가됐었는데요. 그런 세간의 저평가를 한번에 뒤엎고, 최고의 인기가수로 조미미 선배님을 세상에 알린 노래가 바로 ‘선생님’이란 곡입니다. 학창시절을 지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학생 때는 누구나 선생님에 대한 동경심을 가진 적이 있을 겁니다. 선생님을 존경하면서 남몰래 연모하는 수줍은 짝사랑은 모두가 공감하는 아름다운 감정인데요. 이 정서를 담아 발표한 노래가 바로 1970년에 등장한 ‘선생님’이라는 곡입니다. 이호 선생님이 작사 작곡한 ‘선생님’은 노래의 시작과 끝에 애잔한 목소리로 ‘선생님~’이라고 외치는 낭랑한 목소리가 인상적이고요. 조미미 선배님의 청량한 음색으로 꿈많은 여학생의 선생님에 대한 애틋한 짝사랑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봄이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곡이지요. “ 선생님 꿈 많은 내 가슴에 봄은 왔는데 봄은 왔는데 알고도 모르는 체 알면서도 돌아선 선생님 선생님 아, 사랑한다 고백하고 싶어도 여자로 태어나서 죄가 될까봐 안녕 안녕 선생님 이 발길을 돌립니다 부풀은 이 가슴에 꽃은 피는데 꽃은 피는데 보고도 모르는 체 모르는 체 돌아선 선생님 선생님 아, 님이라고 불러보고 싶어도 여자의 마음으로 죄가 될까봐 안녕 안녕 선생님 멀리 떠나가렵니다 선생님” ‘선생님’은 1970년에 발표된 조미미 히트앨범 1집 독집음반의 타이틀곡이었는데요. 처음 이 노래를 발표하면서 조미미 선배님 자신은 별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예상 외로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앨범 발매 1개월만에 3만장이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한 건데요. 그 당시에는 앨범이 1만장만 팔려도 가요계가 대박성공이라며 떠들썩했던 시절이었으니, 1개월만에 3만장이란 기록이 얼마나 엄청난 뉴스였을지 상상이 되시죠? 오죽하면, ‘선생님’이 크게 히트하면서 제작사에서는 조미미 선배님에게 ‘코티나 승용차’를 선물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5년의 저평가를 보란 듯이 뛰어넘어서 어딜 가나 최고의 대우를 받게 되었된 거지요. 조미미 선배님은 같은 해에 발표한 ‘바다가 육지라면’, 1971년과 1972년에는 ‘먼데서 오신 손님’ ‘단골 손님’으로 2년 연속 MBC 10대 가요제에서 10대가수로 뽑히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후, ‘서귀포를 아시나요’ ‘개나리 처녀’ ‘눈물의 연평도’ 등등 부르는 노래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명실상부 1960년대와 7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로 사랑받았습니다. 조미미 선배님은 낭랑하고 경쾌한 목소리로 서민들의 애수어린 정서를 담아내는 가수였습니다. 어렵지 않은 듯 쉽게 노래하는 선배님의 노래 스타일을 사람들은 좋아했고, 그래서 많은 이들이 조미미 선배님의 노래를 듣고 따라부르면서 삶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었는데요. 실제로 조미미 선배님의 노래를 불러보면 듣기에는 쉬워도 정확한 음정과 리듬감으로 과하지 않고 적절한 선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선배님의 내공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지요. 스승의 날의 유래는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청소년 적십자단원들이 현직 선생님과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선생님들을 위해 위문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1965년에 세종대왕 음력탄신일을 양력으로 환산해서 ‘스승의 날’이 제정되었는데요. 비록 직접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뵙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어린 시절을 이끌어주셨고, 학창시절의 추억에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는 고마운 선생님, 남몰래 흠모했던 선생님에게 감사한 마음과 그리운 마음 전하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