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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hms Intermezzo Op.118, No.2 Andante teneramente (애정을 가지고 느리게) A Major 🌱. 103 2020년이 5일 남았다. 올 한 해 되돌아 볼 때 25년 동안 손 놓았던 피아노 곡들을 꺼내 쳤다는 게 참 잘 한 일 같다. 반주인생으로 마무리 될 거라 생각했었는데.. 일 년 동안 코로나로부터 잘 버틸 수 있게 해준, 고마웠던 일이다. 길었던 반주 인생을 되돌아 본다. 수많은 곡들, 수많은 연주자들과 함께 했었던 그 시간들이 참 길기도 하였다. 반주.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해 꼬박 30년. 두 아이 출산 때 고작 한 달씩 쉰게 다네. 사람과 말이 아닌 음악으로 소통하는 일이어서 예민하다. 그들 음악 안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안된다. 내 음악과 그들의 음악에 균형을 찾아내야 한다. 그들의 숨소리, 표정, 마음을 읽어야 했던 시간들. 나는 반주에게 '눈치보는 직업'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어떤 사람은 함께하는 동반자의 역할을 원하고 어떤 사람은 반주가 음악을 이끌어 가주길 원하고 어떤 사람은 배경 음악처럼 뒤에서 받쳐 주길 원하고 어떤 사람은 음악과 상관없이 노래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쳐 달라하고 어떤 사람은 전혀 신경 안쓰고 어떤 사람은 반주를 동등하게 생각하지만 어떤 사람은 반주를 도와주는 일 정도로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반주에 따라 본인의 음악이 바뀌고 있음을 인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본인의 음악은 뒤로 한 채 반주 탓을 하고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반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어떤 사람은 정중하게 어떤 사람은 무례하게 . . . . . 에피소드를 아마 수백 페이지는 쓸 수 있을 거 같다. ㅎㅎㅎㅎ 함께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모두 어려운 일같다. 내가 주역도 아니고 내가 조역도 아니다. 네가 주역도 아니고 네가 조역도 아니다. 역할이 다를 뿐. 우리는 모두 감동적인 연주를 바라고 소망하는 한 가지를 향해 함께한다. 이 균형을 맞추기란 정말 숨막히게 어려운 일이다. 음악만 그렇겠나... 사람 사는 세상이 다 그럴거다. 쉬운 일이 하나도 없어. ㅎ ❤❤❤ 대단히 피아노를 잘 치는 것도 아닌데 아껴 들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남은 2020년 잘 마무리 하시고 행복했던 순간들만 기억하고 2021년 새롭게 준비하시는 시간 되세요~ 힘내서 2021년을 또 가보자! 화이팅 은화. 화이팅 여러분.